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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철학 후기(추송례)
번호   9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10-08 조회수   4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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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게 한 책읽기 신생철학...
추송례

2015년 새해를 맞아 좀 더 의미 있는 출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시작할까 고민 중일 때, 나락한알에서 시작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처럼 들리는데 사실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지적·영적성장을 멈춰버린 엄마를 염려한 딸내미에게 억지로 등 떠밀려 함께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받아든 책이 신생철학인데 이 책과의 만남은 깊은 바다 속에서 숨을 참고 있다가 토해내는 해녀의 숨소리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들숨과 날숨이 다시 이어져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것 같은 (신생을) 경험하게 되었다.
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 느낌은 무겁고 지루한 언어들의 나열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머리말에서 “사람의 목숨을 구해주는 말 보다 더 소중하며 으뜸 되는 말은 없다. 고해의 파도 속에서 해녀가 부르짖는 가장 소중한 소리, 지옥의 갱 속에서 광부가 부르짖는 가장 으뜸되는 소리는 ‘사람살려!’다.”라는 구절에서 살아있는 글의 진실한 목소리를 들었다. 책장을 넘겨 갈수록 마력처럼 깊게 빠져들었고 진리를 찾고 구원행위를 실천하는 작가를 벅찬 가슴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이 출간된 시대적 상황을 떠올리면서 읽는다면 글로 표현 되지 못한 작가의 마음까지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살아남는다는 것이 힘겨운 투쟁이었던 힘없는 민중을 하늘(천)로 보며 그 하늘을 구원하는 일을 진리행위라 말한다. 위기에 처한 이웃에게 손을 뻗어 붙들어주고 살리는 자, 그 행위가 진리행위요 구원행위다. 그렇게 구원행위 진리행위를 실천했을 때 비로소 살아있는 삶이라고 깨우쳐 주시며 신생으로 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눈의 포로가 되지 말며 눈이 만든 우상의 노예가 되지 말라 당부하며 “눈은 대상을 감각적으로 ‘쪼개는 칼’이다”라고 말한다. 눈은 죄가 들어오는 틈새이며 통로라는 작가의 시선에 공감한다. 째려보고 낮춰보고 비교하고 저울질하고 눈으로 보이는 대로 보고 저지른 내안에 숨겨진 악마를 볼 수 있게 해준다. 한울님인 내 이웃을 난도질하는 내 안에 숨어 살고 있는 악마! 악마는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다. 끊임없이 분열 분단을 일삼고 통일을 파계시켜 멸망으로 이끈다.
성서와 동학 등, 동·서양의 철학적 성찰들을 바탕으로 하여 보여주는 신생을 찾아 가는 여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인 악마의 정체는 분열·분단·이간시키며 사람을 속이는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퇴치방법으로 ‘생존적 협동’과 ‘생존적 해방’, 그리고 ‘생존적 사랑’과 ‘생존적 생각’, ‘생존적 통일’을 제시한다.
저자 윤노빈이 보여주는 함께 사는 생존의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곁에 있는 이웃에게 있었다. 악마가 퇴치된 한울나라 시민으로 살아가는 신생의 삶을 생각하다 나는 웃었다.

“진리행위의 길은 인간의 정신적 본성을 가로막는 방해물을 걷어차고 뚫고 나아가는 길이며, 걷지 못하는 모든 사람도 함께 ‘손잡고’ 걸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길이다.”
너와나 우리가 함께 사랑하고 존중하며 협동해서 살아가는 세상을 그려보니 천국이 바로 내 눈앞에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을 첫째는 진리행위가 참된 논리임을 밝히고 반복적으로 강조하기 위함이고 둘째는 분단의 논리는 자동적으로 봉합 될 수 없으며 진리행위로 패배시키고 통일시키는 논리임을 밝히고자 함이라고 했다. 셋째는 죽지 않고 사는 길이 진리행위뿐임을 천명하고자함이라 한다.
돌이켜 보면 저자가 이 책을 쓴 1974년, 우리나라는 악마들의 시대였다. 독재자와 그 추종자들에게 자유를 빼앗기고 억압과 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사람 살려!’하고 소리조차 지르지 못했으니 말이다. 분열과 분단, 이간질이 얼마나 심했던지 부모가 자식을 믿지 못하고 스승이 제자를 믿지 못하고 이웃은 서로가 서로를 경계했다. 이 모든 것이 악마들에게 휘둘린 탓이었다니…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한 작가는 이웃과 민족이 봉합되고 통일되어야만 생존할 수 있음을 깨우쳐주면서 진리행위로 신생의 삶을 찾으라한다.

“위대한 진리는 어떤 초인적 존재로부터 계시된 것이 아니라 인간 자신 즉 민중의 목소리를 들음에서 비롯된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진리행위는 어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절박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라는 이야기고 그걸 들었으면 손을 내밀어 구해주라는 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그 진리행위를 하지 않아서 피를 토해내듯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는 것은 생존이아니라 죽어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죽음은 생명의 상실이 아니라 생명의 약탈당함이다. 생명을 빼앗긴 사람이 죽은 사람이다.”

생명을 약탈당하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깨어있는 정신으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하고 악마들이 활동할 수 있는 틈을 만들지 말아야겠다.
지식이 무엇이던가? 아는 만큼 행위로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이웃, 형제와 함께하는 것이다. 내 자신과 이웃, 민족까지 돌아볼 수 있도록 내 눈을 뜨게 해주고 내 귀를 열어준 <신생철학>은 오래도록 내 가슴을 뛰게 할 것이다.

“가장 가까운 한울나라 가장 가까운 이웃사람 가장 가까운 형제끼리 손잡고 행진함으로써 한울님의 백성들은 통일 된다. 우리가 통일 되는 것이 우리들의 낙원이며 우리의 한울나라이다.”

2015년 1월 26일